나미브 사막 중에서도 최고의 명소로 소서스 블레이, 듄 45, 데드 블레이 등 유명 사구가 있다. 대서양 바람은 밤새 모래 능선을 만들고 아침 태양은 음영의 칼날 능선을 빚는다. 나미비아의 붉은 사막은 황홀한 명암 대비로 전세계의 사진작가들을 부른다.

나미비아 국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나미비아 사막 여행의 하일라이트다. 붉은 모래언덕과 사막화로 형성된 독특한 지형을 만날 수 있다. 이른 아침 일출엔 신비한 음영의 조화가 요술을 부린다.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막’이란 찬사가 조금도 아깝지 않다. 영화 《매드 맥스》 촬영지이다.

‘듄45’의 명칭은 세스리엠 입구에서부터 듄 45까지의 거리가 45km라는 설(設)과, 사구(砂丘) 관리를 위해 붙인 번호라는 설이 있다. 실제로 현장에 가보면 후자에 더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150m 높이는 그리 높아 보이지 않지만 올라가 보면 누군가 뒤에서 잡아 당기는 것처럼 속도가 나질 않는다. 정강이까지 푹푹 빠지는 모래는 한 여름인데도 밤새 떨어진 기온이 몸을 시리게 한다. 정상에 오르면 눈앞에 펼쳐지는 모래바다에 그만 가슴이 차오른다. 망망대해다. 정적 속에 조용히 앉아 잠시 기다린다. 붉은 용암처럼 끓어 오르는 새벽의 시간을 본다. 그러나 그 시간은 찰나다. 그래서 더 눈물겹다.

‘블레이(Vlei)’는 팬(Pan)처럼 움푹 파인 ‘웅덩이’를 말한다. ‘죽음의 웅덩이’라 불리는 데드 블레이는 붉은 모래 언덕에 둘러싸인 메마른 분지다. 대서양으로 흐르던 강이 모래 언덕에 막혀 생긴 웅덩이다. 600년전 증발해버린 호수의 웅덩이에 서있는 앙상한 고목을 만지면 바스러질 듯한 숯덩이다. 하얀색 시멘트를 깔아 놓은 듯한 바닥과 주위를 감싸고 있는 붉은 모래 언덕이 대비되어 데드 블레이는 더욱 밝게 빛난다. 한때 물이 고였던 호수 바닥은 균열로 거북등처럼 쫙쫙 갈라져 있다. ‘죽기 전에 가봐야 할 곳’ ‘사진 작가들이 가장 가보고 싶어 하는 곳’ ‘자연이 만든 위대한 설치 작품’이란 환호가 전혀 틀리지 않는 곳이다.

지구의 지도상에는 5개의 중요한 위도선이 있다. 남극과 북극, 남회귀선과 북회귀선, 적도선이다. 적도와 남회귀선은 우리가 사는 북반구에서 볼 수 없다. 아프리카 여행에서 적도와 남회귀선을 그냥 지나치는 것은 평생에 다시 못 볼 기회를 놓치는 셈이다. 남위 23도27분, 나미비아를 지나는 남회귀선은 나우클루프트 국립공원으로 가는 도중에 만날 수 있다.

독일풍의 이국적 도시 스와콥문트는 어디 하나 독일냄새가 안 나는 곳이 없다. 땅과 바다, 하늘만 아프리카다. 넓은 도로와 교회양식, 건물과 집 등 모든 것이 독일식이다. 사막과 바다의 즐거움을 함께 할 수 있으며 사막 스포츠로도 유명한 곳이다. 사막 해변 주변 왈비스 베이(Walvis Bay) 해안가에 고급 리조트들이 즐비하다. 영화배우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가 스와콥문트에서 딸을 낳았다고 화제가 된 곳이다.

흐르던 물이 바위를 침식하여 만들어진 길이 1km, 깊이 30m의 협곡이다. 협곡 안으로 들어가 내부의 깊은 곳을 관찰 할 수 있다. 우기에는 강물이 흘러서 그런지 바닥에는 자갈이 많다. 지금도 그대로 고여있는 물의 일부가 남아있다.

나미비아의 수도. 나미비아 중앙부의 건조한 고원지대에 위치하며 기후가 좋다. 1892년 독일령 남서 아프리카의 수도가 되었다. 1897년에는 대서양 연안의 항구도시 스와콥문트와의 사이에 철도건설이 시작되었다. 제1차 세계대전 때 남아프리카군에 점령되었고 종전 후 위임통치령의 행정중심지가 되었다. 도시 언덕 위에는 독일 중세풍의 성(城)이 있어 독일령의 역사를 말해준다.

나미비아 원주민인 힘바족은 옛 모습 그대로 살아가는 반유목민이다. 현지에서 ‘힘바’ 또는 ‘붉은사람’이라고 부르는 이들은 양을 치며 산다. 오늘날에도 전통 의상과 생활 양식을 유지하고 있다. 예부터 힘바족은 몸에 진흙과 기름을 발라 사막의 거친 기후로부터 몸을 보호했다. 이들은 가축을 위한 목초지를 찾아 1년에 몇 차례씩 이동한다. 고유의 헤레로어의 방언인 힘바 언어를 사용한다. 버터와 황토를 섞은 특유의 주황색 혼합물은 물이 부족한 지역에서 해충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한다. 출산 여부에 따라 다리 장식이 달라져 장식만 보고도 출산유무나 자녀의 수를 확인할 수 있다.

길이 160km, 폭 27km, 깊이 550m의 피쉬 리버 캐년은 미국의 그랜드 캐년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육지 협곡이다. 피쉬 강은 평탄한 지형을 가로질러 남아공의 국경을 따라 흐르는 오렌지 강으로 흘러 들어간다. 길이 650km 피쉬 강의 3/4은 육지를 가로지르고 마지막 1/4은 장엄한 대협곡을 이루며 암석지층을 관통한다. 호바스 부근 전망대에서 협곡 내부의 깊은 곳과 말굽 모양으로 굽어 흐르는 피쉬 강도 볼 수 있다. 그 땅은 매우 건조하고 나무들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이곳에서 받는 압도적인 인상은 건조함이다. 우기를 이루는 몇 달 동안, 강물은 흙탕물이 되어 협곡을 빠르게 흘러간다. 그러나 일 년 중 대부분은 소량의 물만 있을 뿐이다.

쏟아질 듯한 사막의 별은 밝고도 선명하다. 남반구의 별자리가 너무 아름다워 마치 다른 행성에 온 듯한 착각이 든다. 사막의 밤하늘엔 사탕 봉지를 든 아이가 막 넘어진 것처럼 얼음 사탕이 잔뜩 흘러내린다. 그 밤은 아무 걱정도 없이 세상의 모든 별들을 다 헤일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