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봉에서 온 엽서

희망봉에서 온 엽서

아빠의 욕심
by 땡스 아프리카 | Date 2013-07-26 16:34:47 hit 2,230

한국계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 (Sarah Chang)이 케이프타운 공연에 다녀갔습니다.

공연 소식을 접한 것이 공연 이틀 전 (Gym)에서 신문을 보고 나서였으니 그 시간 티켓을 구할 수는 없었죠.

티켓 구입을 위해 표 파는 곳에 직접 가보기도 하고 벼룩시장 웹 싸이트도 뒤져 봤지만 소용이 없더군요


저는 그 연주회를 바이올린을 하는 딸과 함께 가보고 싶었습니다.

아이도 가고 싶어 하는 눈치였지만 티켓이 없다는 소식에 아쉬워만 하는 표정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당일 공연장에 가서 반환 될 표를 기다려 보자고 그랬습니다.


하지만 이곳 정서에 이미 젖은 아이는 "여기에서 예약 없이 뭐 되는 것 보았느냐?" 그러더군요.

몇 번의 실랑이가 오갔지만 무작정이라도 한번 가보는 쪽으로 결론을 봤답니다.


우리 부녀는 공연 한 시간 전부터 공연장에 도착해 표를 기다려 보기로 했습니다.

대기(waiting) 리셉션을 찾아가 꼭 이 공연을 보고 싶어 하는 당위성(?)을 설명하며 표를 잘 부탁 해 두었습니다.

도착했을 때 대기자 명단에는 벌써 두 팀의 부지런한 사람이 0 순위와 1 순위를 이미 찜 해 둔 상황이었습니다.

 

드디어 공연 삼 십분 전 최초로 반환 된 0 순위 몫의 표가 나왔습니다.

티켓의 자리는 로얄석이며 현금만 받는다는 리셉션 이야기에 0 순위 대기자는 머뭇거리더군요.

다음 1순위 대기자도 신용 카드만 가지고 있어 마찬가지였구요.

자연스럽게 다음 순서는 우리에게 돌아 왔지요.

저는 이런 상황을 예측하고 준비해 두었던 현금을 건내 표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프로그램은 롯시니와 멘델스존 그리고 시벨리우스였습니다.

사라 장은 생각보다 큰 키는 아니란 느낌이 들더군요.

마지막 봉우리에 올라 연주는 끝나고 청중은 모두 기립하여 박수와 브라보커튼 콜을 환호 하였습니다.

청중들은 끈질기다 싶을 정도로 수차례의 커튼 콜을 외쳤건만 그녀는 반복하여 무대 앞으로 나와 인사만 하고 들어가 버렸습니다.

결국 그날 밤 커튼 콜에 대한 답례는 사라 장의 인사로만 대신하여 아쉬움 남습니다.

 

늦은 밤 집으로 돌아 오는 길 

매사에 완벽함을 추구하려는 딸 아이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 주었답니다


'준비가 완벽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상황이면 먼저 행하여 보라고

안 해보고 후회하는 것 보다는 이게 더 낫지 않느냐 

그러니 부딪쳐 보라고 

거절을 두려워 말며 그리고 먼저 거절을 당하지 않는 사람이 되라고

강물이 다 마를 때 강을 건너겠다고 기다리는 사람은 평생 강을 건너지 못할 것'이라는

오늘 밤 아빠는 너에게 이걸 가르쳐 주고 싶었노라고.

그리고 이런 둘 만의 시간 자주 갖자고 약속했습니다.  

 

그 밤 

우리 부녀를 태운 차를 졸졸 따라오는 밤 별들이 

유난히도 반짝이는 흐뭇한 밤이었습니다.


희망봉에서 김은영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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