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봉에서 온 엽서

희망봉에서 온 엽서

레이디 스미스 블랙 맘바조와 나의 이민
by 땡스아프리카 | Date 2014-02-11 23:47:05 hit 2,268

바깥 세상에 나가 살고 싶은 마음은 결혼 초부터 우리 부부를 계속 따라 다녔다.

그러다 2003년 추석 명절 연휴를 끼고 남아공 답사 길에 올랐다.

회사에 사표는 냈으나 받아 들여지지 않은 채, 한번 가보기나 하자고.


1주일의 남아공 답사 시간은 지나 갔고 케이프타운의 마지막 날 밤 워터프론트(Waterfront) 바닷가에 나갔다.

독일 생맥주를 전문으로 파는 노천 펍에 앉아 심란한 마음으로 맥주를 마시는데, 

내 앞에서 한 무더기의 흑인 사내들이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었다.


흥겨운 리듬으로 춤을 추며 노래 부르는 그들의 목소리가 나의 가슴을 금새 파고 들었다.  

취기 탓도 있었겠지만 그들의 노래와 춤사위는 나의 눈가를 촉촉히 젖게 만들었다.

왜 그랬을까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떠도는 나의 모습이 떠올라서일까?

우스운 이야기지만 순간 나는 저런 노래를 들으며 살 수 있는 도시도 좋겠다는 단순한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민은 신중한 결정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을 잘 안다.

하지만 어느 한 지점 쯤에서는 한 쪽을 포기하는 결심과 단순해지지 않으면 불가능할거라는 생각도 있었다.


그 밤 나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었던 노래와 춤은 

남아공의 세계적인 남성 보컬 그룹 '레이디스미스 블랙 맘바조(Ladysmith Black Mambazo)'의 카피본이었다.

 

이 그룹이 지난 1월 말 LA에서 있었던 제56회 그래미 상(Grammy Awards) 수상식에서 '베스트 월드 뮤직' 상을 수상하였다

1988, 2005, 2009년에 이어 통상 네 번째 그래미 상 수상이다

노미네이트만 13회 된 바 있으니 이 그룹의 명성을 짐작 할 수 있을 것이다.  

 

레이디스미스 블랙 맘바조는 1980년대 이후부터 국제적으로 주목을 받는 남아공 출신 그룹이다.

악기를 연주하는 그룹이 아니라 목소리로만 노래하는 남성 아카펠라 중창단이다.

 

레파토리는 아프리카 전통 민요와 가스펠을 부른다

남아공 최대 부족 줄루(Zulu)족의 음악에 기원을 둔 합창으로 연주된다.

두툼한 베이스 파트와 특정 부분에서 도드라지는 고음과 함께 빚어내는 하모니가 인상적이다

가운데 선 리더가 연주를 이끌어 가며 팀원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하모니를 이룬다.

힘찬 남성이 느껴지며 치밀한 화음은 풍부하고도 유려하다.

연주 도중 율동으로 재미있게 발을 높이 걷어 올려 차기도 하고 팔을 흔들며 몸을 좌우 앞뒤로 흔들며 왔다 갔다 하기도 한다.

 

탄생 배경은 가난했던 흑인들이 고향 가족으로부터 멀리 떠나와 힘든 광산에서 일 하며 고달픔과 외로움을 달래며 함께 모여 노래를 불렀다.

그들은 훗날 고향으로 돌아와 노래를 작곡하고 공연하며 대중에게 서서히 알려지기 시작 하였다.

레이디스미스 블랙 맘바조가 국제적으로 성공을 거두게 된 사건으로 미국의 가수 폴 사이먼과의 만남이었다.

1986년 발매된 폴 사이먼의 앨범《Graceland》제작에 참가하며 그들만의 하모니를 유감 없이 구사하며 세상에 선을 보인 것이다.

아프리카 음악이 본격적으로 서양으로 전파되는 시발점이 된 것이다.

 

하지만《Graceland》는 순수 남아공 음악만 담았다기 보다는 남부 아프리카 여러 국가들의 음악들이 들어가 있다

남아프리카 음악의 여러 갈래 성분을 섭취하여 만든 미국의 대중 음악이다.

음반을 들어보면 알게 되겠지만 "아프리카 리듬을 이용하여 아메리칸 멜로디를 확장한 것이라고 한 <롤링스톤>지의 정확한 지적에 동의를 하게 될 것이다.

1980년대에 발표된 모든 팝 음반 가운데 가장 높은 판매고를 기록하며 1,600만장 정도가 팔려 나갔다.

 

영화 <라이온 킹>, 마이클 잭슨 <문 워커>, 에디 머피 <구혼작전>, 말론 브란도 <백색의 계절>, 클린트 이스트우드 < 인빅터스>, 숀 코넬리 <젠틀맨 리그등 수많은 영화의 사운드 트랙에도 참여 하였다.

스티비 원더돌리 파튼에밀루 해리스 등과 함께 음반 제작도 하였으며 1993년 넬슨 만델라의 노벨 평화상 수상식과 다음 해 있었던 대통령 취임식장에서도 축하 공연을 가졌다.  

 

2014년은 이 그룹이 탄생한지 50주년이 된다.

'레이디스미스 블랙 맘바조 재단'을 만들고 줄루 부족 청소년들에게 그들의 문화와 음악 전통 전수에도 힘쓰고 있다.

대중이 많이 모이는 케이프타운의 워터프론트 등에는 레이디스미스 블랙 맘바조를 모방한 아류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노동으로 지친 흑인들의 고단한 몸과 마음을 달래기 위해 부르기 시작했던 노래와 몸 동작이 

지금은 국제적인 주목을 받고 사람들을 감동하게 만든다.


다시 나의 이야기다.

지금으로 부터 10년 전, 내가 '이민'에 대해 기대와 선택의 갈등을 하고 있었을 때 막연한 마음으로 찾은 케이프타운,

그날 밤 들었던 레이디스미스 블랙 맘바조의 노래는 나에게 이렇게 속삭이며 다가왔다.

'그대 이 쪽을 원하는가? 그럼, 다른 한 쪽은 포기를 해야지'라고 말이다.

 

세상 일은 그럴지도 모른다.

그렇게 난 지금 이 도시에 살며 사랑하며 배우고 있다.


희망봉에서 김은영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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